또래 유능성

2025. 4. 2. 12:06심리학

또래 관계 발달 과정을 물 흐르듯 잘 통과하는 아이들은 또래와 성공적으로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능력인 '또래 유능성'이 높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래 유능성을 명확히 이해하려면 세 가지 하위 요인 사교성• 친사회성 주도성을 살펴보면 됩니다. 첫째, '사교성'은 또래와 쉽게 어울리고 관계 맺는 능력입니다. 사교성이 좋은 아이일수록 여러 또래와 고루고루 친하게 지냅니다. 또래들도 같이 놀고 싶어 하기에 흔히 말하는 인기 있는 아이가 되지요. 둘째, '친사회성'은 나누고, 양보하고, 타협하고, 협동하고, 도와주고, 배려하는 등 긍정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친사회성이 높은 아이는 또래의 마음에 민감하고 그 입장에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마음 이론이 잘 발달한 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또래뿐만 아니라 교사와도 좋은 관계를 맺고 기관에도 더 잘 적용합니다. 셋째, '주도성'은 놀이와 활동을 능동적으로 제안하고 주도하며 자기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입니다. 주도성이 있는 아이는 또래 집단에서 지도자가 되고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괜찮아, 천천히 도마뱀』은 따스하고 포근한 느낌의 그림만큼이나 다정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천천히 도마뱀'은 자신이 느릿느릿 천천히 지내기에 친구를 도와줄 시간이 많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불안해하는 작은 새를 다독이기 위해 함께 꽃차를 마시고, 화를 잘 내는 코끼리가 마음을 가라앉히도록 돕고, 경주에서 진 토끼를 위로하며, 짓궂은 원숭이가 친구들을 화나게 하기 전에 중재하기도 합니다. 친구들은 그런 천천히 도마뱀을 무척 좋아하지요. 천천히 도마뱀은 친구들과 두루 친하게 지내고 사랑과 인정을 받기에 사교성이 높습니다. 친구들의 마음 위에 자신의 마음을 포개어 이해하고 배려하는 친 사회성도 뛰어나요. 그리고 친구들을 돕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늘 주도성을 발휘합니다. 천천히 도마뱀은 또래 유능성이 아주 높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마 누구라도 천천히 도마뱀과 친구가 되고 싶을 거예요. 이렇게 또래 유능성이 높은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또래 앞에서 위축되거나 또래 집단에서 좀처럼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들, 또는 공격적이고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또래 유능성이 낮은 아이들은 또래에게 거부당하기 쉽고 낮은 자존감과 적응 문제를 가질 수 있어요. 부모들은 내 아이의 또래 유능성에 관심을 가지고 또래 속에서 아이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세심한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또래 유능성이 낮은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더 많은 '놀이 경험'입니다. 또래와 놀면서 다양한 상호 작용을 해보고, 또래의 행동을 모방도 해보고, 시행착오를 통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스스로 배워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또래 유능성이 낮기에 놀이 경험이 적어지고, 놀이 경험이 적기에 또래 관계에 필요한 기술들을 배울 기회가 더욱 없어져요. 아이에게 놀이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어도 요즘 놀이터에 모여 노는 유아들을 만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지인의 아이나 이웃의 아이들을 자주 집으로 초대해서 작은 놀이 집단을 만들어 주고, 아이가 놀이 규칙을 잘 알고 그것을 따르는지, 친구들을 배려하는지, 친구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지 등을 살핍니다. 그리고 반드시 놀이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틈틈이 아이 옆에서 질문하고 대화하며 지도해 주세요. 높은 계단을 오르려고 안간힘을 쓰는 아이의 발끝에 살그머니 손을 대어 받쳐주는 것, 부모의 도움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래 갈등 다루기
또래 관계를 맺다 보면 서로의 생각과 요구가 충돌하며 어쩔 수 없이 갈등도 일어납니다. 유아 교육 기관에 다니는 아이들 사이에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갈등은 장난감 같은 물건을 서로 차지하려는 행동이고, 그 외에 순서 지키기와 같은 규칙을 어기는 것, 방해 행동, 때리거나 미는 신체적 충돌, 약 올리거나 놀리는 심리적 괴롭힘 등이 있습니다. 갈등은 나쁜 것일까요? 갈등 자체는 부정적인 것이 아닙니다. 프로이트와 에릭슨은 유아기에 또래와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 과정에서 경험하는 갈등이 성격과 자아 발달에 꼭 필요하다고 말했고, 피아제는 그것이 지적• 도덕적 발달을 증진한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갈등 상황을 통해서 자기 조절력을 키우고 상대의 입장과 감정을 생각하는 마음 이론과 문제 해결 기술을 배울 수 있습니다. 『웬델과 주말을 보낸다고요? 를 보면 조용한 아이 소피네 집에 주말 동안 장난꾸러기 웬델이 방문합니다. 에너지 넘치는 웬델은 제멋대로 온갖 놀이를 벌이며 소피에게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라고 해요. 소피를 놀라게 하고, 소피의 물건을 함부로 쓰고, 소피가 싫어하는 장난도 치고요. 소피는 화를 꾹꾹 참으며 엄마 아빠에게 웬델은 언제 가냐고 작은 소리로 물을 뿐입니다. 결국 인내심이 한계에 이른 소피는 갈등을 해결할 방법을 스스로 찾아냅니다. 소피는 웬델을 때리지도, 부모에게 울며 호소하지도 않아요. 대신 소피는 웬델의 마음을 읽고 웬델이 좋아할 만한 놀이를 먼저 제안한 뒤 놀이하는 동안 속 시원하게 복수를 하지요. 그런데 복수를 위한 놀이가 너무 재미있어지는 바람에 그날부터 소피와 웬델은 진짜 친구가 된답니다. 만약 소피의 부모가 개입했다면 둘은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요? 분명 결말이 달라졌을 겁니다. 또래 갈등의 해결 방법은 다양합니다. 화나 불만족을 겉으로 드러내며 공격적인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은 가장 부정적인 방법입니다. 불만족스럽지만 일단 물러나거나 어른에게 이야기해서 도움을 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대화와 타협을 시도하거나, 배포가 큰 양보로 해결할 수도 있고, 소피처럼 기지를 발휘할 수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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